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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석구석, 소문난 우리 동네 만둣집 3

영하로 꽁꽁 얼어붙은 거리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만둣집을 만나면 와락 반가운 마음에 만두가 먹고 싶은 계절이다. 어느 동네에나 흔하게 있는 평범한 만두는 패쓰하고 자부심과 정성으로 만드는 수제 만둣집을 찾아 나섰다. 바삭한 군만두부터 촉촉한 찐만두까지 모양도 자유자재, 맛도 각양각색, 개성 넘치는 우리 동네 만둣집을 만나보자.

 

 

 

추운 겨울이 오면 불현 듯 생각나는 가게가 있다. 어느 동네 정류장에나 하나둘 쯤 있는 소박한 만둣집. 어스름 저녁 무렵, 만둣집 주인장이 미닫이 창문을 드르륵 열고 가마솥 뚜껑을 열어 하얀 김을 폴폴 날리며 뜨거운 만두를 담는다. 금방 쪄낸 만두 하나를 집어 베물면 달큼한 고기와 채소 육즙이 입안을 따뜻하게 적시며 고달픈 하루의 노고를 날려보낼 것 같다. 따뜻하고 말랑한 만두 하나가 추위와 세상사에 꽁꽁 언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던 맛있는 추억을 찾아 우리 동네에서 가장 잘나가는 만둣집을 찾았다.

 

 

 

'봉이만두'는 그 명성에 비해 소박하고 친근한 외관이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1990년 오픈해서 20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만두속에는 신선한 돼지고기와 표고버섯, 부추와 호박만 들어간다. 싱싱하고 좋은 재료에 천일염만 넣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주인 내외는 매일 새벽 만두속을 준비하고 숙성된 반죽으로 피를 밀어 만두를 빚는다. 12시부터 만두를 찌기 시작해서 그날 만든 재료를 다 쓰면 미련 없이 문을 닫고 택배 주문량을 만든다.

 

 

 

달랑 2개뿐인 테이블은 늘 만석이다. 어쩌다 빈 테이블이 보인다면 신속하게 앉아 금방 쪄낸 만두를 맛볼 것. 촉촉하고 말랑한 고기만두를 덥석 무는 순간 달큼한 육즙과 부추의 향긋한 맛이 어우러지면서 3초 만에 입안이 행복해지는 감미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주는 군만두는 찐만두가 식어야 튀길 수 있기 때문에 2시 이후부터 주문 가능하다.

 

 

봉이만두 / 동대문구 망우로2140 / 02-2215-1122


 

 

이태원에 직영점을 3호점까지 낸 쟈니 덤플링은 새우가 들어간 군만두로 유명하다. 새우, 돼지고기, 부추, 목이버섯 등이 들어가는 수제 만두는 온종일 빚어도 손님을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인기다. 쟈니 덤플링의 군만두는 프라이팬에 만두를 노릇하게 굽다가 묽은 밀가루풀을 뿌리고 뚜껑을 덮어서 바닥은 바삭하고 윗부분은 촉촉하게 쪄낸다.

 

 

 

밀가루풀이 바글바글 끓으면서 팬에 닿은 쪽이 바삭하게 구워지는데, 그 모양이 눈꽃이나 날개처럼 보인다. 바삭한 군만두와 쫄깃한 찐만두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군만두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신선한 냉장육을 사용해서 육즙이 풍부한 군만두는 시원한 칭따오 맥주와 함께 주문하는 것이 필수. 바삭한 군만두 속에 탱글탱글 씹히는 새우살이 알싸한 맥주를 부른다.

 

 

쟈니 덤플링 / 용산구 보광로595 / 02-790-8830

 

 

 

인사동 경인미술관 앞에 위치한 개성만두 궁은 할머니의 손맛을 이어 3대째 운영하는 곳이다. 몸에 좋은 채소가 듬뿍 들어가는 개성식 만두는 좋은 재료를 쓰는 주인장의 정성과 손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개성만두전골은 인사동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음식이다.

 

 

 

찜이나 전골, 국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개성식 만두에서 김치만두는 전골로만 맛볼 수 있다. 개성식 만두는 사골육수에 삶아서 촉촉하고 구수한 맛을 살리는데, 김치만두를 삶아내면 김치 특유의 개운한 맛이 육수에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치만두는 포장을 해가도 생만두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 양지, 사태와 10여 가지 채소를 삶아 8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에 보글보글 끓여내는 김치만두전골은 겨울철 보양식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가게 한편에서 부지런히 빚어내는 만두는 만들기가 무섭게 동나고 주말에는 온종일 줄을 선다. / 개성만두 궁 / 종로구 인사동1011-2 / 02-733-9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