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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국수 거리의 겨울국수 한 그릇 한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본능적으로 따끈한 국수가 그리워진다. 옛날부터 국수 한 가락 먹어본 사람들은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는 성북동 국수 거리가 떠오른다. 그 골목에 가면, 새롭게 등장한 국숫집도 있고 긴 세월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국숫집도 만난다.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쫄깃하게 삶아낸 국수를 담아 후루룩 한 젓가락 먹으면 힐링이 따로 없다. 도심에 지친 팍팍한 영혼마저 말랑하게 적시는 국수 거리의 특별한 맛을 찾아보자. 성북동 국수 거리의 원조칼국수, 국시집 성북동 국수 거리는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6번 출구에서 시작된다. 나폴레옹 제과점 뒤편으로 성북동 국수 거리의 산 증인인 국시집이 있다. 지금은 언덕 위 저택들이 성북동을 상징하지만, 1960년대 서민 주택가일 때는 주머니 ..
겨울이라 더 푸르고 싱싱하다! 청도 한재 미나리 추운 날씨에 더 푸르고 싱싱하게 자라는 채소가 있다. 청도 화악산 자락의 충분한 일조량과 청정 지하수를 흠뻑 먹고 자라 연한 줄기에 은은한 향이 그윽한 한재미나리다. 아삭한 식감의 쌈채소로 사랑받는 한재미나리는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과 먹거나 담백한 수육과 함께 곁들일 때 일품이다. 신선한 미나리전과 미나리비빔밥까지 먹고 나면 입안에 그리운 봄이 가득하다. 봄을 부르는 초록빛 한 다발, 청도 한재미나리 한겨울에 더 맛있는 한재미나리는 경상북도 청도 한재마을에서 키우는 미나리다. 150여 개 농가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는데, 모든 농가가 무농약 미나리를 재배한다. 1월 말부터 주말이면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사람이 한재마을을 찾는다. 2월과 3월에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한재미나리는 사실 7월부터 9월까..
서울 구석구석, 소문난 우리 동네 만둣집 3 영하로 꽁꽁 얼어붙은 거리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만둣집을 만나면 와락 반가운 마음에 만두가 먹고 싶은 계절이다. 어느 동네에나 흔하게 있는 평범한 만두는 패쓰하고 자부심과 정성으로 만드는 수제 만둣집을 찾아 나섰다. 바삭한 군만두부터 촉촉한 찐만두까지 모양도 자유자재, 맛도 각양각색, 개성 넘치는 우리 동네 만둣집을 만나보자. 추운 겨울이 오면 불현 듯 생각나는 가게가 있다. 어느 동네 정류장에나 하나둘 쯤 있는 소박한 만둣집. 어스름 저녁 무렵, 만둣집 주인장이 미닫이 창문을 드르륵 열고 가마솥 뚜껑을 열어 하얀 김을 폴폴 날리며 뜨거운 만두를 담는다. 금방 쪄낸 만두 하나를 집어 베물면 달큼한 고기와 채소 육즙이 입안을 따뜻하게 적시며 고달픈 하루의 노고를 날려보낼 것 같다. 따뜻하고 말..
<강진맛집> 강진의 맛을 모두 맛볼 수 있어 좋다! 강진 한정식. ㅡ 강진의 미각을 한 번에 모두 즐기고 싶다면, 한 번쯤 강진 한정식을 빼놓을 수 없다. 서 넛이 마음 맞춰 가서 먹으면 가성비 갑의 한정식은 도시보다 비교적 부담 없이 즐길 만 하다. 강진에는 손맛 좋은 한정식 식당이 수두룩하다. 아침을 맛있게 먹은 식당에도 한정식 메뉴가 있었다. 동백꽃 툭툭 떨어지는 3월 말에 그 밥상 받으러 강진으로 내려가야 쓰것는디, 일주일 살기에 도전해볼꺼나. ㅡ 강진만 한정식의 밥상이다. 산해진미가 가득한 밥상이다. 여행작가 셋이 동백꽃 취재를 마치고 남도에서의 첫 끼니해결을 위해 겸사겸사 먹으러 간 곳이다. 간장게장과 찰밥과 김장김치가 특별히 맛있었다. 반찬 모두 맛있는데, 한 끼에 다 먹을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뿐. 남도의 밥상에는 늘 밥과 반찬과 후식이 함께 올라온다. ..
<강진 맛집> 상다리 휘어지는 강진의 백반에 반하다 ㅡ 세상에 인생 맛집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럭저럭 내 입맛에 잘 어울리는 나만의 맛집이 있을 뿐. 세월에도 미각은 간사하게 변하고 시장하거나 입맛이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산해진미도 변덕스럽지 않은가. 인생을 걸 만큼 맛있는 맛집이 있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강진으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ㅡ 최근 몇 년 사이, 줏대없고 변덕스러운 나의 입맛을 사로잡은 건 전라남도 강진의 남도 밥상이다. 몇 해동안 취재와 여행으로 강진의 다양한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었는데, 그 중에 특별한 밥상을 만났다. 깔깔한 아침 입맛에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드는 따끈한 아침 백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푸근하고 맛깔스러운 엄마의 손맛이 소소한 반찬마다 고스란히 배어든, 최고의 밥상이었다. 아..
이국적이거나 혹은 촌스럽거나, 파주 국수 두 곳 파주에 가면 국수 마니아들은 쫄깃하고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헤이리의 이국적인 풍경 속에 파스타와 피자를 우아하게 먹어야 할지, 컨트리 스타일 국수집의 구수한 시골인심이 담긴 갈쌈국수를 먹어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촌스러우나 정겨운 입맛에는 연탄불에 구운 돼지 불고기를 척척 얹어 먹는 갈쌈국수가 땡기고, 헤이리의 세련된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이탈리안 파스타와 피자가 제격이다. 이국적이거나 혹은 촌스럽거나 파스타를 먹어도, 갈쌈 국수를 먹어도 파주에서 맛있는 고민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Farmer's Table에는 채소 듬뿍 파스타와 피자 파주 헤이리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네 곳이다. 게이트 4번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주차장 공터 앞에 파머스 테이블의 간판이 보인다. 아티누스라는 ..
첫사랑처럼 달콤 쌉싸름한 맛, 서울의 단팥죽 3 추운 날씨엔 따끈하고 달콤한 단팥죽이 최고다. 동짓날 문틈 사이로 황소바람이 들어와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뜨거운 단팥죽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시간이 정겹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단팥죽에 얼음 동동 떠다니는 동치미 한 그릇이면 긴긴 겨울밤도 맛있게 넘어간다. 붉은 단팥죽에 숨어있는 하얀 새알심처럼 마음속까지 말랑하게 녹아드는 소울 푸드, 단팥죽을 찾아 서울의 구석구석을 뒤졌다. 서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맛있는 단팥죽 집, 세 곳을 만나보자. 1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는 예로부터 설날 다음가는 작은 설로 여겨왔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진짜 한 살을 먹는다’고 할 만큼 동지의 의미는 팥죽과 밀접하다. 옛날엔 식구 나이만큼 새알심을 넣어 동지 팥죽을 끓여서 집안 곳곳에 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