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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성북동 국수 거리의 겨울국수 한 그릇

 

한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본능적으로 따끈한 국수가 그리워진다. 옛날부터 국수 한 가락 먹어본 사람들은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는 성북동 국수 거리가 떠오른다. 그 골목에 가면, 새롭게 등장한 국숫집도 있고 긴 세월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국숫집도 만난다.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쫄깃하게 삶아낸 국수를 담아 후루룩 한 젓가락 먹으면 힐링이 따로 없다. 도심에 지친 팍팍한 영혼마저 말랑하게 적시는 국수 거리의 특별한 맛을 찾아보자.

 

 

 

 

성북동 국수 거리의 원조칼국수, 국시집

성북동 국수 거리는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 6번 출구에서 시작된다. 나폴레옹 제과점 뒤편으로 성북동 국수 거리의 산 증인인 국시집이 있다. 지금은 언덕 위 저택들이 성북동을 상징하지만, 1960년대 서민 주택가일 때는 주머니 사정 가벼운 예술가들의 한 끼를 해결해주는 칼국수집들이 있어 맛있고 따뜻한 냄새가 골목마다 가득했다. 국시집의 칼국수는 후루룩 목 넘김이 좋은 경상도식 건진국수다.

 

 

 

칼국수 면은 밀가루 반죽의 숙성을 거쳐 부지런히 손으로 치대고 방망이로 얇게 썰어 가늘고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칼국수를 물에 삶아 건져 소고기 육수에 칼국수와 애호박 썬 것을 함께 넣고 한소끔 다시 끓여낸다. 진한 육수는 한우 사태와 양지머리 등을 넉넉하게 넣어 고소하면서 깔끔하다. 육수를 내고 건진 사태는 수육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ㅡ 국시집 서울 성북구 창경궁로439, 02-762-1924

 

 

 

 

쫄깃한 잔치국수 한 그릇 드실래요, 구포국수

성북동 길목의 국수 거리는 지금도 소박하고 정겹다. 옛 정취가 느껴지는 낡고 오래된 가게와 트랜디한 국숫집들이 사이좋게 이어지는 성북동 거리에 구포국숫집이 있다.

80년대 선술집 분위기를 내는 구포국수는 낡은 격자무늬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밀려오는 멸치육수 냄새로 시작된다. 주문과 동시에 삶아내는 국수는 쫄깃한 맛이 살아 있어 멸치국수에 대한 예의가 느껴진다. 남해 멸치와 완도 다시마로 구수하게 끓여낸 육수를 주전자에 담아 손님상에서 직접 부어준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국수를 보고 있노라면 꽁꽁 얼었던 마음마저 따뜻하게 풀어진다. 멸치국수 한 그릇 먹으러 들어갔다가 바삭한 오징어 튀김도 먹고 막걸리에 파전도 먹게 된다는 구포국수 식당은 연극인, 배우, 작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주문과 동시에 삶아내는 국수는 쫄깃한 맛이 살아 있어 멸치국수에 대한 예의가 느껴진다. 남해 멸치와 완도 다시마로 구수하게 끓여낸 육수를 주전자에 담아 손님상에서 직접 부어준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국수를 보고 있노라면 꽁꽁 얼었던 마음마저 따뜻하게 풀어진다. 멸치국수 한 그릇 먹으러 들어갔다가 바삭한 오징어 튀김도 먹고 막걸리에 파전도 먹게 되는 곳이다.

ㅡ 구포국수 서울 성북구 성북로 52-1, 02-744-0215

 

 

 

추운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는 이북식 메밀 냉칼국수, 하단

주인장 모친의 고향인 평안남도 하단을 상호로 썼다. 하단 식당은 이북이 고향인 손님들이 찾아오는 집이다.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라는 평양냉면처럼 양지머리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절묘하게 배합한 맑고 시원한 국물이 예술이다. 메밀칼국수 면발이라 씹는 맛이 좋고 양도 푸짐해서 한 끼 식사로 넉넉하다.

 

 

 

 

곱게 다져 올린 청양고추와 아삭하고 시원한 백김치는 개운한 국물 맛의 비결이다. 백김치와 숙주, 두부, 쇠고기, 돼지고기를 곱게 다져 만든 이북식 만두는 두툼한 만두피와 함께 주인장의 손맛이 살아나는 별미다. 냉면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이다.

ㅡ 하단 서울 성북구 성북로614, 02-764-5744